박혜린 : 음.. 제가 공통적으로 듣는 피드백이 요즘 기후변화 때문에 뭔가 우리가 해야 한다는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개인으로서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회의감이 든다는 얘기예요. 근데 저희가 제공해 드리는 이노마드 ‘우노’라는 제품은 최소한 우리가 캠핑을 갔을 때 또는 야외에 갔을 때 스마트폰 같은 작은 전기 정도는 화석 연료가 아니라 자연의 깨끗한 에너지를 이용해서 만들 수 있다는 선택지를 드렸다는 측면에서 공감해 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박혜린 : 사실 저는 유난스럽게 기후변화나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이에요. 생각해 보면 제 20대는 날씨가 따뜻하면 태양광 발전이 얼마나 되었는지 숫자를 찾아볼 정도로 유난스러웠다 보니까 지속 가능성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은 사람을 봤을 때 잘못된 생각이나 행동이라고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이노마드를 시작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깐 생각보다 지속 가능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경험의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못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부터는 이노마드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의 접점에서 이 지속가능을 경험하게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발전을 도덕적이거나 윤리적인 문제 보다는 캠핑이나 아웃도어, 또는 내 일상에서 라이프스타일과 잘 어울려 할 수 있는 활동이 될 수 있도록 고민을 많이 하고 그런 경험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박혜린 : 저희가 처음 이 서울 청계천에서 흐르는 물로 전기를 만들겠다고 프로젝트를 시작했었는데 첫 번째 프로젝트를 할 때만 해도 서울시에서 굉장히 많은 분들이 반대를 했었고 실제 시민분들도 카페를 가면 스마트폰 충전을 할 수 있는데 굳이 흐르는 물로 해야 하나라는 회의적인 반응들이 많으셨어요.
그런데 10년이 지난 시점에 제가 받는 여러 피드백 중에 가장 행복하게 하는 것들은 그 당시에 초등학생이던 학생이 우리가 만든 프로젝트를 경험으로 해서 ‘진로를 에너지와 관련된 진로로 바꿔서 지금 학교에서 연구 논문을 쓰고 있다’라든지 아니면 ‘이번에 스위스에 있는 연구 활동에 참여해서 재생 에너지에 대한 발표를 하고 왔다’라고 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가 기존에 지속 가능이라는 보이지 않은 가치를 보이게 만들고 경험하게 할 수 있구나 하고 느껴요.
그래서 글쎄요.. 제가 생각했을 때 가장 중요한 거는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최소한 저희가 만났던, 저희를 통해서 수력발전기를 경험했던 사람들은 흐르는 물을 보면 저게 내 에너지가 될 수 있다 생각한다는 것. 그리고 내가 필요한 전기를 직접 만들어서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만든 게 가장 큰 변화가 아닐까 싶습니다.